Epilogue
눈부신 햇살에 소름 돋는 한기를 느끼며 슬픔이 밀려올 때가 있다면그늘진 곳 웅크리고 있는 나를 찾아 위로할 일이다. 그리고 그 때 나를 내리쪼는 것이햇살이 아니라조각난 기억이거나 혹은 내가 기억조차 못하는 날카로운 그 무엇이라는것을알아채야 한다.
20대젊은 프로 스케이트 보더들의 모습과 그들의 일상을 카메라로 쫓아다니며,혹은 그들과 이야기 나누는시간들은이성과 논리의 날을 세워 살아온 내 20대 감성과 감각의 억눌림에 대한 위로의 시간이며, 그림자로 가라앉았다가 불쑥불쑥머리를 쳐드는욕망을미숙하게나마 들여다 보는 시간이었다.그런 시간이 얼마나 더 필요할지 알지 못한다. 다만 그런 시간을 보내고서야 햇살에 당황하지 않으며 타인의 모습에 나를 투사하지 않고,나는 나대로 그들은 그들대로 경쾌하게 대할 수 있으리라.
2007.12